어떤 한계를 설정하게 되면 그러한 설정을 통해 이미 그 한계를 넘어서게 되며 그와 같은 한계 설정의 대상이었던 것들을 자체 내에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예술은 경험적으로 현존하는 것과 분리된 상태에서 그에 대해 이상과 같은 주장에 상응하는 관계를 갖는다.

존재하는 현실과 예술작품의 동일성은 작품에 나타나는 존재자의 흔적들을 자신의 주위에 모아 놓는 작품의 통합력이 지니는 동일성이다. 작품은 정신이 세게 자체를 정돈하는 데에 이용하는 원칙, 또 현실과 작품을 대조시켜 주는 원칙을 통해 세계와 유사하게 된다.

예술은 사회에 대한 사회적 안티테제이며 사회로부터 직접 연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술 영역의 본질 구성은 상상이라는 인간 내적 영역의 본질 구성에 상응한다. 즉 그것은 미리부터 승화에 관여한다. 따라서 예술이 무엇이냐 하는 문제를 정신 생활의 이론에서 추론해 내는 것도 설득력이 있다.

예술작품은 결코 그 작가에 대한 주제 통각 시험 thematic apperception test이 아니다.

예술심리학은 예술 작품을 예술가와 동일한 것으로 해석해야 하지만 또한 동일하지 않은 것으로서, 즉 예술가에게 대립하는 것들을 다루는 작업으로서도 해석해야 할 것이다. 예술이 정신분석학적 기반을 가진다면 예술에서는 환상적인 기반이 전적으로 막대한 힘을 지닐 것이다. 그러나 예술에서는 더 나은 세계를 만들려는 소망도 작용한다. 이러한 요인들이 모두 전체적인 변증법을 유발한다. 한편 예술 작품이 단순히 무의식적인 것을 표현하는 주관적 언어일 뿐이라고 보는 견해는 그와 같은 변증법에 이르지 못한다.

타부시되는 것의 힘은 타부의 힘에 상응한다. 예술은 언제나 그것이 거부하는 요인들을 부정적 계기로서 포함한다.

에술작품은 그 자체로서 칸트와 프로이트의 해석과는 달리 관심과 이에 대한 거부 사이의 관계이다. 직접적인 행동의 대상으로부터 탈피함으로써 얻어진 에술작품에 대한 명상적 태도는 직접적 실천을 거부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이는 또한 기존 상황에 동조하는 것을 거부한다는 의미에서 그 자체로서 실천적인 의미를 지닌다. 예술 작품은 반응 방식으로 파악될 수 있는 한에서만 그 존재 근거를 갖는다. 예술은 이제까지 존재하는 것보다 더 나은 상태의 실천을 대변할 뿐 아니라 기존 상황 속에서 이 기존 상황을 위한 적나라한 자체 보존의 지배에 그치는 실천을 비판하는 것이기도 하다. 예술은 생산을 위한 생산의 허위를 비판하며 노동의 속박에서 벗어난 상태의 실천을 추구한다. 행복에의 약속이라는 말은 이제까지의 실천이 행복을 왜곡시켜 왔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즉 그것은 ㅎ애복이 실천을 통해서 이루어지지만 또한 이를 넘어선 상태에서만 가능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예술 작품 속의 부정성이 지니는 힘은 실천과 행복 사이에 놓인 심연의 깊이를 나타낸다.
예술적 체험은 향락적인 미적 취미를 버릴 때에만 자율적이다….무관심성은 변형된 상태에서 내재적으로 관심을 만들어낸다. 거짓된 세게에서는 모든 쾌락이 거짓이다. 행복을 위해서 행복을 거부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예술에는 여전히 욕구가 남아 있게 된다.

미학이론. T.W.아도르노. 홍승용 역. 문지. – 예술, 사회,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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