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략)…미국 북동부의 작은 도시에서 자라난 내게, “영화 스타”란 어둠 속에서 반짝거리는 한줄기 섬광이면서 수천 광년은 떨어진 먼 곳의 그 어떤 존재였다…(중략)…그는 TV나 광고에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그가 어쩌다 영화에 출연하면, 개기일식과 같이 정말 어쩌다 일어나는 흔치 않은 일을 접하는 것처럼 그가 나온 영화를 보곤 했다…(중략)…한국 관객을 특정한 성격 타입으로 분류하자면 그들은 변덕스러운 연인(좋은 의미에서)과 같다. 로맨틱한 관계가 처음에는 확 끓어오르지만 곧 차갑게 식고 갈라서버린다. 아마도 그들은 데이트를 하는 와중에도 이미 방 안의 다른 사람들에게 눈길을 주고 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한국 관객은 심은하와 헤어진 뒤 그 누구와도 그 같은 사랑에 다시 빠진 적이 없다. 어떤 배우도 그들이 연기하는 역할이 아니라 그가 누구인가 때문에 심은하만큼 널리 흠모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씨네21 649(08.04.15~04.22) 외신기자클럽 – 달시 파켓

미스터 파켓, 아마 모든 한국 관객이 그러하지는 않을 거다. 하나 놓친 게 있는데 한국 관객은 또한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 같기도 하지. 조금 전 있었던 빛 또는 어둠을 너무도 순식간에 잊어버려. 하지만 당신, 적어도 내게는 정확히 맞는 말을 했어. 나는 짝사랑을 오래 간직하는 편이야. 단지 그 존재만으로 어둠을 잠식하는 별은 내게 오직 심은하였지. 김희선, 전지현, 김태희 따위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불과하지 별빛은 아니야. 분명 심은하 이후에 더이상 비현실적인 별을 못 보는 것 같아. 나는, 심지어 오직 심은하 때문에 시궁창 같은 ‘아찌 아빠’도 극장에서 봤다고. 왜 그 별은 이 행성을 떠났을까…

심은하

한국의 스타…”에 대한 5개의 댓글

  1. 제가 8월의 크리스마스를 최고의 한국영화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단지 심은하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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