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략)…미국 북동부의 작은 도시에서 자라난 내게, “영화 스타”란 어둠 속에서 반짝거리는 한줄기 섬광이면서 수천 광년은 떨어진 먼 곳의 그 어떤 존재였다…(중략)…그는 TV나 광고에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그가 어쩌다 영화에 출연하면, 개기일식과 같이 정말 어쩌다 일어나는 흔치 않은 일을 접하는 것처럼 그가 나온 영화를 보곤 했다…(중략)…한국 관객을 특정한 성격 타입으로 분류하자면 그들은 변덕스러운 연인(좋은 의미에서)과 같다. 로맨틱한 관계가 처음에는 확 끓어오르지만 곧 차갑게 식고 갈라서버린다. 아마도 그들은 데이트를 하는 와중에도 이미 방 안의 다른 사람들에게 눈길을 주고 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한국 관객은 심은하와 헤어진 뒤 그 누구와도 그 같은 사랑에 다시 빠진 적이 없다. 어떤 배우도 그들이 연기하는 역할이 아니라 그가 누구인가 때문에 심은하만큼 널리 흠모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씨네21 649(08.04.15~04.22) 외신기자클럽 – 달시 파켓

미스터 파켓, 아마 모든 한국 관객이 그러하지는 않을 거다. 하나 놓친 게 있는데 한국 관객은 또한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 같기도 하지. 조금 전 있었던 빛 또는 어둠을 너무도 순식간에 잊어버려. 하지만 당신, 적어도 내게는 정확히 맞는 말을 했어. 나는 짝사랑을 오래 간직하는 편이야. 단지 그 존재만으로 어둠을 잠식하는 별은 내게 오직 심은하였지. 김희선, 전지현, 김태희 따위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불과하지 별빛은 아니야. 분명 심은하 이후에 더이상 비현실적인 별을 못 보는 것 같아. 나는, 심지어 오직 심은하 때문에 시궁창 같은 ‘아찌 아빠’도 극장에서 봤다고. 왜 그 별은 이 행성을 떠났을까…

심은하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면서 한나라당이 총선에서도 어느 정도 추동력을 얻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어느 정도 추론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따져 보면 한나라당 부류의 녀석들이 상당수 의석을 차지하고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변함이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 조금이라도 움직일 것 같으면 사람들은 기어코 제 자리에 붙잡아 놓아 버린다.
명박이나 한나라당 부류가 아니라 이런 녀석들을 미친 척 계속 뽑아 대는 사람들이 정말 무섭다.
민노당은 인지도의 관성만으로 몇 개의 표를 얻었고 진보신당은 단 하나의 의석도 얻지 못했다.
이건 정말 악몽이다.
사람들이 악몽에 취해 도무지 깨고 싶지 않은가 보다.
곧 죽어도 자신이 중간 이상이라 믿는 중간 이하들은 충분히 재앙 같은 이 사회 경제적 조건이 얼마나 더 나빠져야 생각을 고쳐 먹을까, 어떻게 해야 너 자신을 알까.
어느 정도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거나 적지 않은 급여를 받고 있는 이들, 매상 잘 나오는 가게 사장들이야 짜증 한 번 내고 말면 그만이겠지만, 정책 하나하나에 생계 전체가 왔다갔다 하는 가장자리 인생들은 계속 나빠지는 이 상황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왜 스스로 조금씩 나아질 선택을 하지 않고 시궁창에 잡아 끌어놓고 아둥바둥하려는 건지…
한국은 정말 개미지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