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위터가 대세란다.

미투데이가 한창 뜰 때에도 나는 그 효용성을 잘 몰랐고 트위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나는 짧은 수다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대수롭지 않거나 짤막한 생각들, 다시 말해 블로그에 쓰기에는 뻘쭘하거나 허무한 생각들, 길게 쓰기에는 번거로운 순간(이럴 때가 아주 많다)에 트위터는 아주 유용한 대체 창구가 된다는 것을 느낀다.
사진도 가뜩이나 올리지 않는 요즘, 일에 치이면서도 짤막하게 관심사에 대해 던지는 수다가 나쁘지 않다.
그래서 나도 요즘 트위터를 아주 조금 한다.

내 이번에는 반드시 부산영화제에 가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불타고 있다.
10월 9~11일, 2박 3일은 정말 물러설 수 없는 일정이다.
회사 행사가 제발 겹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후배 곤이는 이미 정성일의 영화 ‘카페 느와르’를 예매했다.
9일 아침 10시.
그런데 다른 영화들은 정말이지 예매가 불가능할 정도로 순식간이었단다.
다른 뾰족한 영화 예매한 것이 없다.
게다가 곤이 녀석이 예약 신청한 회사 콘도도 예약이 차서 실패했단다.
차선으로 나도 회사 콘도 예약 신청을 해 놨다만 이 역시 불확실하다.
그러면 어떤가.
나는 지금 영화제에 가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불타고 있다.
‘아직도’ 후배 곤이와 가야 한다는 게 조금 씁쓸할 뿐…ㅡ.ㅡ;
(녀석도 씁쓸하기는 마찬가지일 거다.)
이번에는 갈 수 있을 거야.
‘카페 느와르’ 하나만으로도 충분해.

 

부산영화제

내가 예전부터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안타까워 하는 게 있었다.

바로 액션 신.
각종 사극이나 액션을 가미한 드라마를 보다 보면 이건 도무지 어떤 앵글로 어떤 장면을 찍어서 어떻게 편집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소리를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혀 감이 없어 보였다.
덕분에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가 액션신에서 힘을 쭉 빼 버리고는 했다.
관심이 없어 줄거리는 잘 모르지만 태왕사신기에서 수지니인가가 주작으로 변해 불바다로 만들고 배용준(환웅인지 담덕인지 모르겠다만)이 이를 다스리는 상황이었던 장면에서 나는 그래픽 뒤로 상황의 긴장감은 완전히 숨어 버렸다고 생각했다.
태조 왕건에서도 온갖 전투신은 퍼부은 물량과 수많은 엑스트라 동원으로도 전혀 전투의 규모감과 치열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도 나는 잘 진행되던 드라마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하는 장면만 가면 보는 이의 힘을 쏙 빼 놓는 걸 느꼈다.
연주 음향과 배우들의 손발, 악기, 심지어 편집마저도 어울리지 않았다.
이는 어제 잠시 본 ‘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나인가 하는 여자 주인공이 어느 의료사고 사망자 영정사진을 보다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는 장면, 이서진이 비열한 의사를 살해하는 장면, 이후 모종의 차량과 잠시 동안 벌어진 추격 장면에서 나는 오그라 든 손발을 펼 틈을 찾지 못했다.
상황의 긴장과 공포를 이끌어내는 것에 대한 고민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성의 없는 연출과 편집.
한국 드라마의 한계는 신파조의 멜로 감성에 있는 게 아니다.
멜로를 벗어나 조금이라도 다른 장르가 시도되면 여지없이 드러나는 연출력의 한계야말로 문제다.
쫓기는 일정에 공장처럼 찍어내야 하는 촬영 여건 때문이다 변명을 하기에는 궁색할 정도로 상황 연출과 편집, 촬영이 엉망이다.
사회 통념과 편견, 평균 이하 수준의 이야기 감각 또는 단순히 순간적인 이미지나 배우 얼굴 따위에 의존하는 한심한 태도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좀더 납득할 수 있는 감정선, 납득할 수 있는 상황, 최소한의 고민을 던져 주는 이야기 정도를 기대할 수 있게는 해야 하지 않는가.
드라마가 영화를 선도하거나 자양분이 되는 많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국 드라마는 영화에서 창출되는 재능과 힘을 모조리 빼 먹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불륜 드라마, 막장 드라마, 트렌디 드라마, 블록 버스터 드라마 등등 이야기와 연출, 편집에 대해 별 고민 없는 드라마가 판을 치는 척박한 한국에서 일드, 미드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한국 드라마에 드라마의 기본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