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제목부터 끌린다.
임진강을 끼고 언제나 안개 자욱한 자유로와 전차를 흔치않게 보게 되는 통일로, 그 사이로 보이는 논과 밭과 볼품없는 집들.
남한의 북단에 있으면서도 개발의 거품에 전염되고 있는 이상한 변두리 파주.
그 곳 파주, 안개, 학생운동, 재개발, 철거민, 그리고 형부와 처제…
이상하다.
몇 개의 단어들, 현묘 玄妙, 글자 그대로 어둡고 묘한 것이 나를 끌어 당긴다.
나는 이미 파주의 걷어낼 수 없는 안개에 휩싸여 있다.
그러니까 이 글은 파주를 보고 난 다음이 아니라 보기 전에 이미 꽂혀 버린 내 상태를 말하고 있다.
나는 이미 거부할 수 없는 상태에 다다랐고 고비가 될 이번 주말까지 스크린에 걸려 있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제 침침한 안개 길을 비겁하게 동행자 따위 필요 없이 혼자라도 걸어 들어가야겠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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