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한병철이 쓴 <피로사회>는 앞서 묘사한 궁지를 자기 착취와 과잉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라고 진단한다. 집단적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듯 우리가 매일 벌이는 강박적인 멀티태스킹을, 먹는 동안에도 먹이에 몰입하지 못하고 주변의 사태를 살펴야 하는 야생동물의 습성에 비한다. 저자는, 좋은 삶에 대한 관심은 생존에 대한 관심에, 변화를 추동할 힘을 가진 깊은 분노는 쓸데없이 휘발하는 가벼운 짜증에 자리를 내주었다고 지적한다.

‘피로사회’로부터의 도피, 삶을 주시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로서의 영화관을 생각하다, 김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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